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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제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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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상처-응답
발신과 수신, 중간 배달의 무수한 반복 안에서 오배송이 발생한다면, 우리는 오배송의 반복에서 상처를 입는다. 상처는 우리를 아프게 하지만, 이를 피할 수 없기에 우리는 그것을 견디는 방법을 찾아내고야 만다. 접근성은 무수한 조율, 협상, 타협의 과정이라는 점에서 무수히 부딪히는 경험이고, 따라서 다른 이들로부터 상처를 입는 일이기도 하다. 상처를 입는다는 것은 나의 의지와 무관하게 나에게 틈새가 생긴다는 것이다. 바로 그 틈새는 또 다른 우편이 꽂힐 수 있는 자리가 된다. 언제 올지 모를 나의 우편을 기다리며 나는 영영 그 틈새를 완전히 메우지 못한 채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우편이 도착하지 않는 시간을 견디는 것은 그 자체로 오지 않는 우편에 답장을 쓰는 하나의 방식이다. [더 읽기]
폭력, 도취, 애착
이 글은 최근 <포탈> 시리즈를 10년 만에 다시 플레이하면서 느낀 기시감에서 출발한다. 엘리트가 잘못된 판단을 내리도록 오랜 시간 설계된 존재들일지 모른다는 의심이 들었고, 어쩌면 계엄령을 선포한 대통령과 그 지지자들이 도리어 피해자 행세를 하는 지금에야 이 게임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 물론 10년도 더 전에 미국에서 출시된 SF 퍼즐 게임이 지금의 한국 사회와 정교하게 대응될 리는 없다. 그럼에도 나는 <포탈> 시리즈에서 지금의 경험을 이해할 단초를 찾아보려 한다. 이 글은 게임의 스토리와 플레이 경험을 중심으로 권력의 작동 방식을 폭력, 도취, 애착이라는 세 단어로 이해하고자 하는 짧은 노트다. [더 읽기]
가치들의 긴장을 조율하기
본 연구는 가치들이 어떻게 시장에서 생성⋅평가⋅실행되는지, 거기서 권력과 자원은 어떻게 재배치되는지, 그리고 출판인이 어떻게 시장에서 주체화되는지를 보여주었다. 이때 출판 시장에서 가치화가 주체화로 이어지는 과정에 대한 두터운 탐구는 이중행위자로서의 출판인이 처한 곤란을 보여주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본 연구에서 직접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그것은 출판이 만들어내는 ‘가치’가 무엇인지 판단하는 평가 기준, 혹은 가치 체계 자체에 개입하여 그것을 이루는 기존의 시장 장치들을 다른 방식으로 배치하고 작동시킬 때 생길 수 있는 다른 주체화의 가능성 또한 암시한다. 가치 평가 과정에 개입함으로써 그 기준이 되는 가치 체계를 작동시키는 장치들을 변형하는 것은 신자유주의 경제 체제 안에서 가능한 피투자자 정치의 핵심 중 하나일 것이다. [더 읽기]
사랑은 망한다: 장르의 잔여, 붙잡을 수 없는 욕망
열애설은 ‘논란’의 한 유형이다. 논란은 케이팝 아이돌 아티스트들과 관련된 혼란이 처리되는 특정한 방식이다. 달리 말하면, 논란은 혼란에 질서를 부여해서 그것을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드는 하나의 안정화 장치이고, 따라서 패턴 내지는 문법이다. 그런 의미에서 논란은 혼란스러운 현상 안에서 대중과 팬덤, 주류문화와 하위문화 사이를 나누는 경계를 구성하는 작용이다. 동시에, 논란과 관련된 영상이나 게시물에 달리는 댓글 속 ‘팝콘 각’, ‘설레는 댓글창 열기’와 같은 표현들에서 드러나듯, 사람들은 논란을 즐기기도 한다. 논란은 그 자체로 사람들에 의해 소비될 수 있는 하나의 장르이기도 한 것이다. 그래서 이것은 케이팝 아이돌의 논란이 작동하는 방식을 중심으로 장르라는 개념에 개입하고자 하는 하나의 시도다. 장르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이 글은 결국 욕망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좌절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다. 따라서 사랑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다. [더 읽기]
폐품과 잡종의 아카이브, 감염의 미학
나는 작품들을 내가 본 순서대로 일단 다시 배치함으로써 머릿속에 나만의 전시를 구성한다. <귀귀퀴퀴>에 기획과 접근성으로 함께한 나는 <귀귀퀴퀴+-×÷>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궁금해서 합정지구에 도착하자마자 지하로 내려갔다. 거기서부터 출발하자. 나는 일행과 함께 트램펄린에 올라가서 전시를 봤고, 벽의 시계들을 본 뒤에야 영상 작품 <매굴 아니 매실>을 봤다. 그걸 보다가 비로소 떨어진 낙엽들을 인식했다. 공간이 어둡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뒤늦게 나는 1층으로 올라가서 <매굴 아니 매실>과 이어지는 시계들과 노트들을 발견했고, 사진들과 <러브 데스 도그>, 그리고 <futch blues ; dildus interruptus>를 봤다. 첫 방문의 감상으로 충분하지 않았던 나는 이후에도 합정지구에 방문하여 전시를 봤고, 그때부터는 주어진 순서대로 작품들을 감상했다. 그러나 이미 내 머릿속에서 꼬여 버린 순서는 작품들을 받아들이는 방식 자체를 다르게 구성하고 있었다.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그리고 우리*는>이라는 이미 구성된 비평은 나의 머릿속에서 뒤죽박죽 엉망진창이 되어 버린 감각과 경합하기 시작한다. [더 읽기]
팬덤이라는 행위자-네트워크와 보호의 정치
부분행동이란 팬덤이라는 행위자-네트워크의 일부가 결절되며 특정한 목적을 위해 움직이는 것이다. 여기에서 핵심은 아미들이 그동안의 시간 속에서 집단적으로 경험해 온 차별과 대응의 역사 및 그 역사 속에서 형성되어 온 집단지성과 아미 정체성이 겪는 굴절들이다. 아미들은 아미 정체성의 경계를 유지하기 위해 특정한 목표들을 설정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인간 및 비인간 행위자들과 연결되는데, 이러한 매개 작용 안에서 이들은 계속해서 새로운 선택지를 제안받게 되고, 이에 따라 이들의 목표와 실행은 반복적으로 굴절되었다. 인터뷰를 통해 아미들이 자신들 스스로의 능력 및 자신들이 어떠한 가치를 지키는 사람들인가에 대한 확고한 인식이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지만, 그러한 인식이 실제 팬 행동주의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발견된 것은 ‘정치와 엮이지 않기 위해 정치와 엮이게 되는’ 뜻하지 않은 굴절들이었다. [더 읽기]
ongoing
단행본 원고들 작성 중
말과활 인터뷰 강의 1기 진행 중
국가인권위원회 연구용역 (~11월)
upcoming books
공저 에세이, 칼럼집 <반려인의 오후>(을유문화사) 출간 예정 (26년 상반기)
공저 정치적 에세이 <퀴어링, 이후의 민주주의>(코라초) 출간 예정 (26년 상반기)
인문사회 학술교양 <책>(글항아리) 출간 예정 (26년 상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