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음으로 가는 길
The Way to the Eum
(No Limits in Seoul 2022 노리미츠인서울 전시 프로그램)
9월 16일 (금) – 9월 30일 (금) (휴일 없음)
오전 10시 – 오후 6시
2022년 여름 홍은주와 김형재는 13명의 각기 다른 특징을 지닌 개인에게 “혜화역이나 대학로에 도착한 시점부터 시작해서
이음센터 2층 갤러리까지 오는 길의 경험을 최대한 자세하게 묘사해달라”는 요청을 했고 약 한 달에 걸쳐 11인에게 1편씩,
2인에게 2편씩 총 15편의 기록을 받았다. 오늘도 셀 수 없이 많은 사람이 경험했을 대학로에서 채집된 이 기록들은 일상적
풍경 속에서 발견하는 개별적인 인생의 조각인 한편 서로 다른 신체들의 특별한 경험이다. 나의 일상을 이루는 무의식적으로
사라지는 경험은 한편으로는 다른 이에게는 새롭고 특별한 시각이 될지도 모른다. 서로의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내 경험에 새로운
감각기관을 부착해보는 것이다.
김환
문승현
박범
손지민
송지은, 라움콘
안희제
이성수
이승규
이유정
최의택
혜몽(慧夢)
홍성훈
Q레이터, 라움콘
시간순으로
2022년 7월 30일 오후 12시 27분, 박범의 경우,
다른 것보다 조금 얄쌍하고 날렵하게 생긴 개찰구를 통과
2022년 8월 2일 오전 10시, 최의택의 경우,
움직일 수 없는 몸과 저렴한 메뉴가 적힌 현수막과 농담
2022년 8월 3일 오후 1시 50분, 안희제의 경우,
매미들의 소리, 카페에서 나오는 음악 소리, 계단의 문을 여닫는 청소노동자의 소리
2022년 8월 7일 오후 5시, 송지은의 경우,
울퉁불퉁한 곳으로만 이동하는 남편의 등
2022년 8월 7일 오후 5시, Q레이터의 경우,
내 답답함을 좀 한 번 봐줬으면
2022년 8월 10일 오후 2시 45분, 이승규의 경우,
장미 향, 작약 향, 풀 내음, 자몽 향, 사탕수수의 향, 파우더 향
2022년 8월 13일 오후 3시, 이성수의 경우,
15, 17, 20 혜화역 2번 출구로 나가는 마지막 계단의 개수
2022년 8월 13일 오후 5시, 홍성훈의 경우,
작은 돌부리와 전동휠체어
2022년 8월 20일 오후 12시 40분, 이유정의 경우,
세 개의 각기 다른 출입문
2022년 8월 20일 오후 5시, 문승현의 경우,
계단 옆 휠체어 리프트의 지지대가 박혀있던 자리
2022년 8월 21일 오후 4시, 손지민의 경우,
은색의 금속판 위에 밋밋한 은색의 금속판
2022년 8월 24일 오후 1시, 김환의 경우,
유리로 된 프레임을 통해 보이는 구조, 먼지, 벌레의 사체, 쓰레기와 시간의 흐름
2022년 8월 26일 오후 2시, 혜몽의 경우,
오래된 듯 신비롭지만 차마 냄새를 맡을 마음은 들지 않는 초록빛
2022년 9월 6일 오후 3시 6분, 송지은의 경우,
신발 귀퉁이의 테이프 조각을 떼어주기
2022년 9월 6일 오후 3시 6분, Q레이터의 경우,
아플 때나 보이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