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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떳떳하게, 아픔이 이끄는 자리에서 살아가기 (完)

분야
사회
인문
대중문화
질병
장애
청년
Date
2025/12/29
매체
버터헤드
시리즈명
결코 ‘1인분’이었던 적이 없는 1인분
* 유료 콘텐츠라서 매체 요청에 따라 일부분만 공개합니다.
아픈 몸들이 세상에 나서기 시작하는 과정의 핵심에는 ‘떳떳함’이 있다. 아픈 몸으로서 살아가는 삶은 대체로 당사자와 가족들(특히 어머니)에게 있어 깊은 죄책감으로 경험된다는 점에서, 지금의 사회는 분명 아픔을 죄로 여기고 있다. 내가 나의 몸에 제때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리고 그 결과로써 지금 내가 해내야만 하는 사회적 ‘1인분’을 완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아프다는 것은 ‘건강을 유지할 사회적인 의무를 방기한 죄’가 된다.
바로 그런 세상의 한복판에서 아픈 이들은 외치고 있다. 나는 아픈 몸 그대로도 괜찮은 존재라고. 설령 이 몸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괴로운 경험일지언정, 나는 여전히 이곳에서 최선을 다해 당신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고. 우리가 더 잘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나의 아픈 몸이 아니라 지금의 사회를 바꿔야 한다고. 죄는 나의 아픈 몸이 아닌 내 아픔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에 있다고. 나의 아픈 몸에 죄가 없다고 말하는 것, 즉 떳떳하게 아플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은 나의 아픔을 솔직하게 드러내도 문제가 없는 사회를 만드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