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료 콘텐츠라서 매체 요청에 따라 일부분만 공개합니다.
대학원까지 졸업한 후 처음으로 홀로 서는 생활을 준비하면서 나는 ‘1인분’이라는 개념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니까, 그 기준을 어떻게 설정하느냐를 떠나서 ‘1인분’이라는 말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걸 말이다.
‘1인분 인간’이란 즉 자급자족할 수 있는 인간이다.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고 자기 자신만의 힘으로 사회에서 맡은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러한 정의에 따르면 사실 나는 한 번도 ‘1인분 인간’인 적이 없었다. 독립을 계획하기 시작하면서, 내가 가족들이 제공하는 돌봄에, 무엇보다도 주거에 기대어 살아 왔다는 지극히 새삼스러운 사실이 더욱 절절히 와닿은 것이다. 내가 학업과 아르바이트와 작가 일을 병행할 수 있었던 숨겨진 공로는 나의 가족에게 있었다. 스스로 내 생활의 모든 것을 책임지지 않았기 때문에, 나의 의식주를 돌보아 주는 타인이 있었기에 그렇게 많은 일을 해낼 여유가 생겨났던 것이다. 내가 해냈다고 믿었던 ‘1인분’은, 사실 내 가족들이 떠맡은 ‘1.5인분’으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1인분’은 결코 진정한 의미에서의 1인분이었던 적이 없었다. 사회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말이다. 그리고 실은, 우리는 근본적으로 ‘1인분’ 인간이여야 할 필요 또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