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령과 산불을 소식으로 접하며 그리고 미국과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과 잡혀가서 사라진 팔레스타인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보며 생각한다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 왜 이런 세상에 살아야 하나요 이렇게까지 하면서 사람이 살 가치가 있단 말인가요 왜 인간은 이리도 폭력적이고 이기적이고 그러면서도 무감각할 수 있는 건가요 세계는 왜 이렇게까지 잔인한가요 나는 어떻게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세상에 너무나 많은 고통이 있습니다 당장 제 주변에 제 친구의 제 가족의 저의 고통이 있습니다 왜 이렇게까지 고통이 많아야 한단 말입니까 이 고통 안에서 대체 어떻게 살란 말입니까 나는 무력합니다 이 고통들을 전혀 끝낼 수가 없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이렇게 누군지도 모를 당신을 향해 뭐라도 해달라고 기도하는 것뿐입니다 나는 아프고 그걸 핑계로 집에서 잠을 잤습니다 친구와 동지들이 길거리에서 밤을 새서 경찰들과 대치하는 동안에 저는 책을 읽고 글을 쓰고 과거를 후회하다가 따뜻한 이불 속에서 잠에 드는 사치를 누렸습니다 고작 아프다는 이유로 이렇게까지 염치가 없는 밤을 보냈습니다 나는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이렇게 살고 싶지 않습니다 도저히 더는 이렇게 살고 싶지 않습니다 무수한 나들이 나를 책망하고 원망하고 비난하고 몰아세웁니다 너는 누구지 도대체 누구지 누군데 내 목소리를 하고 내게 말을 하지 장산범 같은 거겠죠 양심이라는 건 내 목소리를 훔쳐다가 내 안으로 들어와서 말하는 거니까 장산범이겠죠 두렵습니다 제게 그만 말해주세요 이미 알고 있습니다 제 삶이 얼마나 비겁으로 가득 찼는지 얼마나 많은 고통을 외면하고 있는지 그런 외면을 통해서만 가능한지 알고 있습니다 도무지 더는 이따위로 살고 싶지 않습니다 증명도 변명도 필요 없고 저는 그저 아픈 이들 곁에 있고 싶을 뿐입니다 설령 그들을 요만큼도 구하지 못한다 해도 혼자 쓰러지게 하고 싶지 않을 뿐입니다 그 정도의 사치는 허락해주실 수 없는 걸까요 그런 사치를 위한 여유와 건강은 어디서 나와야 하는 걸까요 그런 순간을 위해서라도 건강을 이제부터라도 잘 관리하겠습니다 지금 저는 죄책감으로 가득합니다 이토록 헌신적인 이들과 저토록 잔인한 이들이 모두 나의 이웃이라는 사실이 그 헌신에 함께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죄스럽습니다 고통스럽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일단 집에 간다는 친구의 연락에 양심의 가책을 느낍니다 나는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선생님이 있다면 제게 알려주세요 알고 싶습니다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