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무엇에 대해서든 말하는 사기꾼처럼 보일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있다. 너무 다양한 주제를 다루기도 했고, 실제로 관심사가 어느 하나로 쉽게 수렴하지 않고, 논문보다는 단행본, 칼럼, 비평을 많이 쓰고, … 아무튼 전문가처럼 보이고 싶은 비전문가… 같은 것처럼 보일 것 같다는 불안이 있다. 사실 그렇게 틀린 말은 아닌데(^^;) 그래도 나는 여전히 ‘전문가’로 보이고 싶은 게 있다. 문제는 특별히 그러고 싶은 분야가 있는 건 아니고 걍 권위 있고 싶다. 권위 얼마나 좋냐. 어쩌면 그래서 자꾸 아마추어리즘 논의에 관심이 가는 건가 싶고. 아주 활발하지는 않지만 기록된 약간의 논쟁을 살펴보니 기존의 아마추어(리즘) 논의에 대한 비판적 시각과 역사적 시각이 나한테는 더 와닿는 게 사실이고. 내가 얘기하고 싶은 아마추어랑 기존 예술/비평 어쩌고 분야의 아마추어 논의랑은 좀 결이 다르다는 걸 확인. 그러나 내가 겪는 정체성 혼란과 지위 불안정은 해당 논의와 일치하는 면도 있고. 생각해 볼 만한 주제다. 전문가와 아마추어는 무엇인가. 일단 나는 비전문가라는 의미 정도로 아마추어를 사용하고 있었고, 무언가의 일상화를 이야기하기 위함이긴 했는데. 진입장벽을 낮추는 의미에서. 이 단어가 기존 담론에 어떤 방식으로 접속하게 될지가 고민이 되어서 사용할지 말지를 고민 중. 명사보다는 형용사에 가까운 의미로 쓰고 싶었고, 그런 의미에서 주체성보다는 체계 안에서 살지만 그 체계에 노련하지 못하고, 그런 의미에서 ‘체계적’이지 못한 사람만이 발휘할 수 있는 뭔가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던 건데. 모르겠다, 일단 써본다. 근데 인용을 어찌 해야 할지를 모르겠네. 영향은 분명 받았고, 그러나 딱히 동의되지는 않고, 각주를 쓰려니 본문 주제와 안 맞는데 너무 구구절절될까 봐.
라고 썼는데 바로 곧 발견함. 나한테 필요한 문장. 이게 재밌음. 덜 정돈된 느낌인데 문제의식은 더 날카로우면 그거야말로 ‘아마추어’의 미학 아닐가.
++ 이 대담 읽으니까 갑자기 내 논문이 간략하게 요약됨. “어떻게 지식(인)은 아마추어가 되었으며, 아마추어 지식(인)의 가치화 과정은 어떠한가?”가 될 것 같음. 세상에나 이런 언어화라니.
그런 의미에서 아마추어 관련 글들 여기에 싹 다 아카이브한다. 일단 대강 시간순서임. 차례대로 읽으면 상당히 재밌음…..